[긴급구호] 일본 센다이 도호쿠 조선초중급학교 지원후기
일본대지진 긴급구호-센다이 도호쿠 조선초중급학교 지원후기
한민족복지재단은 평소 해외동포지원 활동을 펼쳐온 전문NGO로서 ‘지진피해 조선학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임-몽당연필’(이하 ‘몽당연필’) 그리고 일본 현지 NPO법인 ‘우리학교’와 협력하여 이번 긴급구호 모금의 진행과 집행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재일동포들과 조선학교를 향한 네티즌들의 뜨거운 응원과 도움의 손길들이 릴레이처럼 이어졌고 Daum 희망모금을 통해 총 3,416,207원, Naver 해피빈 이슈모금을 통해 총 1,724,000원의 소중한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목표액이었던 1,600만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급한 필요를 감안하여 몽당연필 지원분을 합한
총 8,661,575원의 1차 후원금을 마련하였고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센다이지역 도호쿠 조선초중급학교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기자재를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몽당연필의 집행위원장이자 조선학교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우리학교’의 김명준 감독이 현지 협력기관인 일본 NPO법인 ‘우리학교’ 관계자와 함께 센다이 조선학교를 방문하여 교육기자재를 전달하고 구체적인 피해상황을 모니터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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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일본 대지진의 타격을 받은 미야기, 후쿠시마, 그리고 이바라기현의 조선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센다이시는 아래 지도에서 보시듯 일본 동북부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미야기현 소재지입니다. 3월에 있었던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을 직접 받은 곳입니다. 덕분에 센다이시에 위치한 조선학교 또한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습니다.
도호쿠 조선학교의 전경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파릇파릇한 풀이 돋아나기 시작한 초록의 놀이터를 가지고 있는 넓은 부지의 조용한 학교입니다. 여기는 야기야마(八木山)라는 센다이 시내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산의 정상입니다. 산의 정상치고는 꽤 넓은 부지입니다.
왼쪽에서부터 식당, 그 옆의 낮은 건물이 기숙사입니다. 그리고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본교사 건물입니다. 멀리 운동장이 보이고, 가깝게는 파릇파릇한 풀이 돋아나 있는 놀이터가 있습니다. 가운데 크고 유난히 오래된 본교사가 이번 지진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겉으로는 평화롭게 서 있지만, 대지진 이후에도 연일 계속되는 여진으로 인해 조금씩 건물 내부의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마침 초급부 저학년(1,2,3학년)학생들의 체육수업이었습니다. 도호쿠 조선학교 학생들은 전체 25명입니다.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한 학년에 한 학급, 그것도 2명, 3명이 동창생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를 제외하면 이런 경향이 심합니다.
오늘은 줄넘기 수업을 하고 있는 가 봅니다. 선생님이 돌려주는 줄넘기에 요령 있게 뛰어 들어가 폴짝 폴짝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줄넘기를 하네요. 아이들의 표정이 귀엽고 맑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진 당시의 공포가 아이들의 마음에 각인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용기를 내서 건물 내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가장 심하게 손상을 입은 곳이 교원실입니다. 복도와 교원실을 나누고 있는 벽이 교원실 쪽으로 무너지면서 책상과 집기를 덮쳤습니다. 다행히 당시 그 쪽에 책상을 두고 있던 선생님들은 모두 수업중이라 무사했다고는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본 지진의 상처는 생각보다 대단했습니다. 지진 이후 벌써 두 달이 지나고 있지만, 이 곳을 치우지 못하고 있는 것도 여진이 한 달 이상 계속되었고, 학기를 바로 시작해야 했으므로 교원들이 손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상황은 각층 복도, 계단, 각 교실들이 모두 비슷했습니다. 비록 교원실과 같이 벽이 아예 무너진 곳은 없었으나, 금이 가고 기둥들이 일어나 바닥에서 크게 균열이 일어난 곳이 곳곳에 노출되었습니다. 창문들은 건물이 비틀어졌으니 틈이 벌어지고 깨지고 하여 제대로 닫히거나 열리지가 않았습니다. 천정의 형광등도 심한 흔들림 때문에 떨어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교실 바닥 또한 기울어짐 현상이 심했습니다.
밖으로 나와 보니 지진 피해가 확실히 눈에 보입니다. 교사와 외부의 낮은 계단, 난간들이 대지의 흔들림으로 조각이 났습니다. 건물 오른쪽으로 돌아가 보면 콘크리트 바닥이 융기해서 앞쪽은 주저앉고 뒤쪽은 솟아 있는 게 확실히 보였습니다. 시에서 나온 측량사의 견해에 따르면 이 건물을 향후 수리해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번 대지진으로 50여 년 동안 미야기현의 민족교육을 지켜온 조선학교 본 교사는 수명을 다 해버린 것입니다.
지진 이후에 교실이 사라지고 정전 사태, 식량과 각종 물자 부족 사태에 시달릴 때 피난처로 사용되었던 식당입니다. 지금은 다급했던 그 때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지만, 사방 벽에 붙어있는 각지에서 보내온 응원 메시지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지진 직후에 센다이를 향해 각지에서 달려 왔던 동포들의 구호물자도 아직은 조금 남아있습니다. 피난처를 운영했던 동포들은 타 지역 동포들이 가져다 준 구호물자를 받고, 자신들은 물자를 아껴야 한다며 1일 2식을 하면서 주먹밥과 따뜻한 국물을 만들어 근처의 다른 피난처를 방문해 일본인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동무들과 함께 늘 떠들며 장난치며, 공부도 열심히 했던 본 교사 건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학교에서는 기숙사 건물을 수업공간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잠을 자던 공간에 책상과 의자를 들여 놓고, 벽에 붙어있던 시간표와 분공표도 이곳에 붙여서 그럴 듯한 교실을 만들었습니다.
조선학교의 수업시간은 일본어 시간을 제외하면 완전히 우리말로 진행됩니다. 중급생이 되면 여자 아이들은 치마저고리가 교복이 되겠지요. 지난 60여 년 동안 지켜 온 민족교육은 일본의 갖은 차별로 위기를 맞을 때도 많았지만 한 번도 치마저고리를 포기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거리에서, 전철에서 치마저고리를 칼로 찢거나 얼굴에 침을 뱉거나 전철에서 밀어버리거나 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남북관계가 어려워지거나, 북일 관계가 어려워지면 그 직접적인 피해를 조선학교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이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대도시에 소재한 조선학교를 중심으로 제 2교복이라는 것을 입고 등교하는 상황입니다.
령화라는 중급부 3학년 학생의 교실입니다. 한 명 밖에 없는 학년입니다. 선생님과 단 둘이 수업을 하고 있네요. 지난 4월에 선배들이 졸업을 했으니 앞으로 도호쿠 조선학교의 가장 큰 언니로서 책임이 막중합니다.
지진 당시 학생들은 평소의 훈련처럼, 책상 밑으로 들어가 잠잠해 지기를 기다렸으나, 오히려 더 크게 진행될 뿐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선생님의 말대로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고 합니다. 각 학급이 따로 따로 수업을 하고 있어서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고 따로 떨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 초급부 저학년 아이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중급부 언니들이 선생님께 말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많이 무서울 거예요. 아이들에게 가게 해주세요. 선생님’ 선생님이 미처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언니들은 모두 달려가 초급부 아이들을 안아주고 괜찮다, 괜찮다 다독거려 주었다고 합니다. 이제 겨우 15살 밖에 되지 않은, 그들도 보호 받아야 할 나이의 아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해맑게 그 또래의 아이들처럼 웃고 있네요.
교장 선생님의 호출 아래 잠시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모였습니다.
한국에서 여러분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오늘은 직접 찾아와 그 동안의 모금을 알리고 여러분에게 전달하러 왔다. DVD플레이어, 프로젝터,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수업 기자재를 마련해 주셨다는 내용을 교장선생님이 설명해 주시고, 전달식을 간단히 가졌습니다. 서울 은빛초등학교 학생들이 바자회를 한 후 모은 성금과 도호쿠 아이들에게 힘내라는 메시지를 담은 편지도 전달하였습니다.
<센다이 도호쿠조선초중급학교에 전달된 교육기자재 세부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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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항목 |
금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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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디오편집용 PC s/w (adobe제 creative suite5.5 production Premium Windows) : 10만엔*1개=10만엔 2. PC(1의 s/w가 기능하는 고성능PC) : 15만엔*1대=15만엔 3. 비디오프로젝터 : 5만엔*2대=10만엔 4. 디지털 비디오카메라 : 5만엔*2대=10만엔 5. 도서실용 도서구입을 위한 도서카드 : 10만엔 6. DVD플레이어 : 11,111엔*9대=10만엔 |
1,332,550원 1,998,825원 1,332,550원 1,332,550원 1,332,550원 1,332,55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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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 계 |
8,661,575원 |
(2011. 5. 26 1엔=1.332.55 기준)
현재 도호쿠 조선학교는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파손된 본 교사 건물을 해체하고 거기에 새로 건물을 짓는 문제는 해체비용이 만만치 않으므로 문제가 되고, 기숙사 건물을 개조하는 것도 사실 막대한 돈이 든다고 합니다.
일본 국회에서 최근에 지진 복구비용의 반액을 각종학교들(조선학교는 일본 교육법에 의해 각종학교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자동차 학원, 미용학원 등이 각종학교에 속합니다)에 지급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늘 차별의 대상이었고 지원에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조선학교이기에 이 사안도 어떻게 될지 두고 볼 일이라며 동포들은 성급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되었든 현재의 상황에서는 복구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한민족복지재단과 몽당연필은 향후에도 도호쿠 조선학교를 비롯한 피해지역 조선학교의 지원을 위해 지속적인 성금 모금과 끈기 있는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도호쿠 조선학교 식당 벽에 큼지막하게 걸려있는 구호처럼 ‘대지는 흔들어도 웃으며 가자’라는 말을 기억하며, 아이들이 보여준 감동과 동포들의 헌신을 배우겠습니다. Daum 희망모금과Naver 해피빈, 몽당연필 모금에 참여해 주신 많은 네티즌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