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리셀나바레떼 가족의 행복한 제주여행
우리 가족을 치유해 준 제주, 영원히 기억할게요!
- 마리셀나바레떼 가족의 행복한 제주여행 후기 -
얼마나 고대한 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말로만 듣고, TV로 보기만 했던 제주. 아름답고 볼거리 많기로 소문나서 언젠가 꼭 한번 가고 싶었던 그 제주에, 그것도 온 가족이 함께 가게 되었다니요...
사실 제주는 가족의 여행지로 꿈도 꾸지 못했던 곳입니다. 지리도, 언어도 낯설고, 어떻게 가는지 방법도 모르는 상태였으니까요. 무엇보다 제주를 가려면 비행기도 타야하고 더 많은 돈이 드니 욕심이다 생각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 주신 덕분에 정말 정말 가고 싶었던 제주여행이 우리 눈앞에서 현실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온 지 3년 만에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남겨진 마리셀, 그 마리셀을 위해서 먼 한국까지 와주신 친정어머니, 그리고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두 아들, 생전 처음 떠나는 가족 여행에 대한 설레임 때문인지 가족들은 고된 여정에도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한국어가 통하질 않아 그동안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을 꺼려했던 어머니. 그 어머니와 함께 집에만 있었던 금별이. 아이는 공항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하나 타는 것만도 즐겁다고 탄성을 지릅니다.
늦은 밤 제주에 도착하니 야자수 가득하고 바다 냄새 물씬 풍기는, 필리핀을 쏙 빼닮은 제주가 벌써부터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어둠 속에 감춰진 예쁜 풍경들을 내일이면 볼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설레임을 누른 채 잠을 청합니다.
이튿날 처음 도착한 곳은 테지움 사파리. 실제 동물들의 크기와 비슷한 크기로 만들어진 곰, 펭귄, 사자, 호랑이 친구들이 가족을 맞이합니다. 한별이는 트럭 운전석에 앉아 보고 서슴없이 사자 위에 올라타 보기도 하는데 동생 금별이는 자기보다 몇 배는 더 큰 동물들이 무섭기만 한가 봅니다. 조금 용기를 내보다 우~왕 울고, 용기를 내서 다가가다 또 우~왕 울고 하기를 몇 번째.. 결국 자기 덩치만한 아기곰들이 제일 만만해보였는지 우리 안까지 들어가서는 그 앞에서 떠날 줄 모릅니다.
2살 남자 아이가 빛의 속도로 뛰어다닌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그 작은 보폭으로 얼마나 순식간에 달아나는지 1년 치 운동량을 단 몇 시간 만에 소화한 느낌이랄까요? 자타가 공인하는 두 핸섬보이는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엄청난 사랑과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엄마 말에 의하면 예전에 예쁘다고 용돈까지 주고 가신 분도 계셨다는군요. 여러분도 저처럼 그런 경험 없으시죠??^^
그 다음엔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조망할 수 있는 성산포유람선에 올랐습니다. 난생 처음 타 보는 커다란 배.. 날아다니는 하얀 새들과 푸른 바다, 특이하게 솟아오른 산과 바위들. 신기한 게 너무나 많았지만 높은 파도에 다 같이 울렁울렁. 당당하게 잘 탈 수 있다던 큰소리는 어느새 사라지고 모두들 바다 앞에서 순한 양이 되었습니다.
다시 섭지코지로 향합니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 CF촬영장소로도 유명한 곳. 시원스런 바람, 노란 유채꽃, 이국적인 성당과 건물들. 모든 게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기막힌 풍경이 연출되었습니다. 유모차로 등대까지 갈 수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구석구석 보물처럼 숨겨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눈과 마음, 그리고 카메라에 맘껏 담아 왔습니다.
가냘픈 엄마가 두 아들과 씨름을 하다보면 지치고 힘들기도 할 텐데 아이가 웃으면 어느새 엄마는 다 잊었다는 듯 환하게 웃습니다. 밥을 어디로 먹는지, 1초만 다른 곳을 봤다가 돌아보면 뭔가 한건씩 사건이 발생하고 자원봉사자까지 어른 3-4명이 붙어도 어떨 때는 감당이 안 되건만 그래도 엄마는 아이들만 보면 다 좋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러하듯 아이의 웃음은 엄마의 에너지요 활력소가 되는 것이지요. 아이들의 웃음은 엄마의 심각한 기억상실(?)을 초래하는 마력을 지닌 것 같습니다. 이렇듯 두 아들은 마리셀이 필리핀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셋째 날, 꽃을 좋아하는 친정어머니를 위해 한림공원을 찾았습니다. 형용색색 피어난 아름다운 꽃과 나무, 희귀한 동물들, 한창 피어난 수국들과 조화를 이룬 조각들이 어머니와 가족들을 온 몸으로 환영합니다. 공원에서 망고와 파파야를 본 어머니는 두고 온 필리핀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하십니다.
긴 시간을 한림공원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가 서둘러 근처에 있는 협재해수욕장을 찾았습니다. 협재의 산호색 바다는 필리핀의 바다색과 너무나 닮았다고 하네요. 바다로 자꾸 들어가려는 두 아이를 잡았더니 울음을 터트립니다. 알고 보니 수영도 못한다는데 무슨 배짱으로 그러는 걸까요??
마지막으로 코끼리를 좋아하는 두 아이를 위해 점보빌리지에 갔습니다. 맨 앞자리에 왜 아무도 앉지 않았는지 전혀 눈치를 못 채고 앉았다가 시간 내내 코끼리의 긴 코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습니다. 바나나와 천원짜리를 어쩜 그리 잘 구별하는지 바나나는 냅다 자기 입 속으로 넣고, 지폐는 조련사에게로 주는 모습에 배꼽을 잡고 웃기도 했습니다. 훌라후프 하고 볼링 치고 농구 하는 코끼리. 그림 그리고 마사지 하고 주사도 놓는 코끼리. 너무나 재밌고 흥미로웠지만 혹시 코끼리가 이런 훈련들을 하느라고 많이 아프지는 않았을까 염려도 되었습니다.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 제주를 향해 떠날 때와는 달리 기쁨과 만족감이 가족들 안에 넘쳐납니다.
남편을 암으로 갑작스럽게 잃고 어린 두 아들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까지 함께 살아가기가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 열고 다가와 친구가 되어 주는 이웃들이 있기에 여기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다. 감사한 마음뿐이지요. 돌아가는 길, 아이들도 엄마도, 또 그 엄마의 엄마도 사랑 가득한 포옹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3일간의 행복했던 시간. 이 소중한 추억과 시간들을 남아 있는 더 긴 시간을 살아가는데 자양분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힘들 때마다 우리를 사랑해 주고 우리와 함께해 준 소중한 이웃들을 떠올리면서, 그리고 이제는 비록 하늘나라에 있지만 영원히 가족과 함께 하고 있을 사랑하는 남편, 아빠를 떠올리면서, 때로는 눈물 나고 때로는 맘 아파도 다시 용기를 내서 그렇게 살아 가리라 다짐해 봅니다.
끝으로, 마리셀 가족에게 추억과 치유를, 무엇보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깊은 사랑을 선물로 주신 신한금융그룹을 비롯 여러 후원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 가족이 예쁘게 살아가는 모습, 계속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 편집자주
마리셀나바레떼 가족은 제주나들이 외에도 뮤지컬 “브레멘음악대” 관람, 남이섬 가족나들이에 함께 참여하였으며 컴퓨터, 영어, 경제교육 등 자립을 위한 각종 교육과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고 있고 6월 귀화시험을 준비하는 등 종합적인 사례관리 속에 아픔을 딛고 당당히 일어설 준비를 해가고 있습니다.
현재 가족의 숙원인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랑으로 이 가정의 다시서기를 지원해 주실 뜻있는 분들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문의 : 02-3471-9814 후원개발팀, 후원계좌 1005-701-046188 우리은행, 예금주 한민족복지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