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민족, 한핏줄_2007 단체방북

<평양 순안공항에서 2007 단체방북단 기념촬영>
한민족, 한핏줄기획특집 : 2007 단체방북 글/ 하나래 기획홍보팀 (naraeha@hankorea.or.kr) 되는 일도 안 되는 일도 없는 곳
본 재단은 북한과 일하며 ‘되는 일도, 안 되는 일도 없는 곳’이란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됩니다. 특히 이번 2007 단체방북을 준비하며 이런 이야기를 여러 번 했습니다.
북한과 일하며 어려운 일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꼭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이 옛날 통신을 위해 서로 봉화를 피웠던 때와 흡사할 것 같습니다. 봉화를 피워놓고, 상대방이 보기를 기다리는 마음... 직접 경험하지 않아 잘 모르지만 분명 발을 동동 굴렀을 것입니다.
북한과 일할 때 유일한 통신수단은 팩스이고, 팩스를 하나 보내더라도 중국을 거쳐야하고, 또 그 답변은 얼마나 느린지 북측에서나 남측에서나 일하는 실무자의 마음은 그야말로 매번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합니다.
특히 이번 단체방북을 준비하며, 송신수단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진통이 컸습니다. 이런 이유를 포함해 11월 말쯤으로 계획 됐던 방북이 12월로 미뤄지게 됐고, 12월로 미뤄지고 나서도 송신수단의 어려움으로 하루 이틀 상간을 오가며 방북준비에 열을 올렸습니다. 실무자 뿐만이 아니라 재단 사업장 모니터링을 위해 함께 참여하기로한 후원자님들도 함께 마음을 애태우며 일상의 바쁜 스케줄을 조정하고 떠나기 이틀 전까지 우선순위를 여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역시 배고플 때 먹는 밥이 제일 맛있고, 간절히 원할 때 이뤄진 소원에 더욱 감사한 것처럼, 단체 방북이 성사가 되었을 때 그 어려움의 과정의 시간들 때문에 얼싸안고 기뻤습니다.
100명의 후원자와 농업전문가로 구성된 단체 방북팀이 지난 12월 11일 오전 10시,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서해안 직항로로 평양 땅을 밟았습니다.
비행기에 올라타자마자 빨간 스카프를 둘러맨 안내원동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북한 방송,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우리의 일상과 사뭇 다른 익숙지 않은 풍경이었지만 구성원의 대부분이 북한을 처음 방문해서인지 마음 맘은 설렘으로 가득 했습니다.
약 한 시간 날아올라 도착한 평양 순안공항. 정말 우리가 도착한 곳은 평양입니다. 우리를 맞이하기 위해 나온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오른발로 이 땅을 디뎌야 하나 왼발로 디뎌야하는 선택의 기로에 설 수 있었던 우리. 참 감사했습니다. 심장에 남는 사람. 심장에 남는 평양.
사람이 재주로 만든 손보다 조물주에 명하심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평양 땅. 가지마다 눈이 수북이 쌓인 나무, 피한방울 안 나올 것처럼 꽁꽁 언 땅. 온몸을 감싸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가는 사람들, 안개가 깊이 내린 이 땅에 풍경이 밉지 않았습니다. 춥지 않았습니다. 이 땅을 향해 쏟아지는 찬란한 햇빛이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갑자기 정전이 되고, 화장실 물이 잘 내려가지 않아도, 이메일을 체크할 수 없는 불편함은 있어도 싫지 않습니다. 그저 좋고 이 땅에서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름답기만 합니다.
북한에서 배운 노래 중에 <심장에 남는 사람>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가사를 잠시 살펴보면 이러합니다. 인생의 길에 상봉과 이별 그 얼마나 많으랴.
헤어진대도 해어진대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아, 그런 사람 나는 못 잊어. 아, 그런 사람 나는 못 잊어.
오랜 세월을 같이 있어도 기억 속에 없는 이 있고
잠깐 만나도 잠깐 만나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아, 그런 사람 나는 귀중해. 아, 그런 사람 나는 귀중해
(중략)
아. 심장에 남는 사람. 아 심장에 남는 사람.
나는 귀중해. 나는 귀중해. 이 간절한 마음이 녹아 있는 <심장에 남는 사람>이라는 노래의 가사처럼 그토록 평양 땅이 아름답고, 마냥 사람들이 좋았던 건 우리사이가 심장에 남는 사이. 한민족 한 핏줄이기 때문입니다. 교과에서나 보았던 문자처럼 이야기하는 한.민.족.한.핏.줄.이 아니라 정말 마음과 마음이 통해 잠깐 만나도 심장 속에 남은 귀중한 사이. 바로 북한과 남한 우리 사이입니다. 사업장 방문. 다시 한 번 필요성과 유익함 느껴.
3박 4일의 일정동안 우리는 각 사업장을 둘러보고 모니터링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방문한 순안농장. 올해에도 꾸준하게 복토직파를 이용한 남북협력 농업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사업장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날은 복토직파 농법에 필수 농기계인 북측 천리마트랙터가 낡고 동력도 20마력에 불과해 직파기를 달고 작업하기가 불가능한 점을 감안하여 남측 농기계업체의 협조를 받아 30마력 이상으로 개량했고, 순안농장 주민이 개량 트랙터에 올라 운행 시범을 보였습니다.
참관한 우리 일행을 위해 고구마와 따뜻한 보리차를 준비한 순안농장 식구들의 사랑 때문에 추운 날씨 마음만은 춥지 않았습니다. 겨울바람을 맞으며 호호 불며 먹는 자연산 고구마는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애초부터 북한의 식량난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물고기를 지원하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지원한 농업협력사업장. 추수를 끝내고 아무것도 없는 그 평야를 바라보며 우리는 내년의 풍년을 기대해 봅니다. 빵 굽는 냄새가 후원자들의 후각을 깨우는 평양 동성동에 위치한 어린이 빵공장에서는 영양공급이 부족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평화의 빵이란 이름으로 매일 일만 오천 개의 빵을 구워내고 있습니다. 이 평화의 빵은 매일 아이들의 점심시간을 즐겁게 하는 소중한 빵입니다.
모니터링 현장을 방문한 후원자들은 빵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관찰하고, 직접 빵을 먹어보는 시간을 가지며 어린이 빵 지원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몸소 체험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어 평양의학대학병원 내 인공신장센터인 혈액 정화실을 둘러보았습니다. 북한의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인공신장센터를 2006년 12월 1일 개소한 이후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지원하고 있는 곳입니다.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평양에서 꽤 인지도가 있는 병원이고,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병원이라고 합니다.
병원을 방문한 한 후원자는 “병원이지만 진료실을 제외하고, 병원내부가 캄캄하게 불을 꺼둔 것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정말 에너지난이 심각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 외 3박 4일 일정동안 우리는 장대현교회의 터였던 평양소년학생궁전, 남산현교회와 기홀병원의 터였던 인 대학습당, 토마스 목사 순교지로 추정되는 쑥섬 사적지등 교회사 유적지를 둘러보고, 묘향산등 북한 곳곳의 명소를 둘러보며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계속됩니다.
3박 4일의 짧았던 시간동안 수없이 많은 풍경과 사람들이 스쳐갑니다.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릴 만큼 푸르렀던 평양 땅의 하늘을 가만히 떠 올려 보며 우뚝 솟은 건물이라곤 김일성 주석상 밖에 없고, 색깔이라곤 무채색과 당 구호만이 빨갛게 존재하는 이 땅.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없지만 소박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평양 땅에 사는 우리식구들을 사랑합니다. 3박 4일의 꿈같던 풍경이 이젠 몇 개의 필름으로 덩그러니 남아 그 시간이 그립게만 합니다.
북한을 몸으로 느낀 온 3박 4일의 시간 때문에 우리 일행의 마음은 뜨겁게 불타오릅니다. 그리고 이 꺼지지 않는 뜨거운 사랑으로 2008년도에도 북한을 생각하고, 힘껏 도울 것입니다.

* 원문: 해피빈http://happylog.naver.com/hankorea/post/PostView.nhn?bbs_seq=19597&artcl_no=123456895902